
흔히 갱년기라고 하면 중년 여성들에게서만 나타난다 생각한다. 실제로는 남성도 나이가 들수록 성호르몬 분비가 점차 줄어들며 ‘남성 갱년기’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사증후군과 연관이 짙고, 자칫 비뇨기계 질환의 원인군이 될 수 있어 예방, 관리 측면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한다.
남성 갱년기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연관이 깊다. 40대 중년 이후부터 매년 1.0 ~ 1.2%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노화를 원인을 꼽지만 발생 요인군이 꽤나 광범위한 편이다. 잦은 음주, 흡연, 비만 등 잘못된 생활습관도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다. 직장 생활, 가사노동을 병행하는 남성들은 과로, 고혈압, 당뇨, 호흡기 질환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한편 여성들에 비해 증상 편차가 심하며, 안면홍조와 같은 2차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정신적으로는 불안, 우울이 증폭되어 의사 표현을 꺼리며, 부부싸움을 하는 횟수가 부쩍 늘게 된다. 이전보다 휠씬 피로함을 느끼고, 자주 졸리고 성욕의 감퇴로 인해 발기력이 감소되는 문제를 겪을 위험이 있다.
남성 갱년기는 심리, 정서적으로 지나지 않고 신체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피부가 얇아지고 겨드랑이 털, 음모가 눈에 띄게 감소한다. 일부에게는 여성형 유방이 발견되기도 한다. 키는 점점 더 줄어들고, 체지방이 증가하면서 근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골밀도의 저하가 찾아와 관절이 저릿하게 아파오는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만일 이런 증상을 나이가 먹어 생기는 노화의 일부로 치부할 시 정상적인 일상이 점점 힘들어질 수 있다. 생명에 위협을 주는 중증은 아니지만 삶의 질에 크게 관여하는 질환이므로 조속히 정밀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이 때 가장 중요한 치료는 부족한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보충요법으로는 주사치료, 경구용 약물, 패치 등이 있다. 증상, 원인, 진행 정도에 따라서는 행동치료가 병행되며 과음, 흡연, 비만, 운동부족 등 원인으로 작용될 때 시행하게 된다. 물론 단기간 보충요법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약 3~6개월간 보충을 한 뒤 치료 효과와 차도에 따라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남성 갱년기 예방을 위해서는 1주일에 1~2번 정도는 셔츠에 땀이 젖을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하는 게 효과적이다. 우울, 무력감을 혼자 이겨내려고 하기보다 배우자, 가족의 도움을 받아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늘리며, 취미 활동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글 : 배곧비뇨기과 박창환 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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