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28일 서울 더케이호텔서울에서 76차 정기 대의원총회(의총)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연장하지 않고 해체하기로 결의했다. 비대위의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로, 이번 의총에서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해체가 선언되면서 5월 1일 임기가 시작되는 임현택 차기 회장이 의협을 이끌게 된다.
임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를 백지화한 다음에야 우리 의료계는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 의료계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달부터 의협이 온전히 임 회장의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임 회장의 발언이 곧 의협의 입장일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비대위와 차기회장 인수위에서 전공의와 대통령의 대화 일정 등을 두고 다소 엇박을 보인 적이 있었으나, 임 회장 체제가 완성되면서 임 회장의 목소리로 의협의 입장이 모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 회장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절체절명의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 된 힘”이라며 “정부가 사지로 내몰고 있는 작금의 의료계를 회생시키고 다시 심폐 소생을 하여 생기를 찾아오기 위해서는 우리가 강철과 같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서 신임 대의원장으로 선출된 김교웅 한방대책특별의원회장 역시 “집행부가 잘하도록 대의원회에서 적극 후원할 것"이라며 "대의원회 모든 분이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임 회장과의 발걸음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회장은 의협 안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적인 강경파로 향후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도 더욱 강대가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특히 “의료 현장의 최전선에서 사투하고 있는 전투병의 심정으로 결연하고 강한 모습으로 대응하고,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올바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발언해 투쟁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임 회장이 대화의 조건으로 내건 ‘의료 증원 백지화’ 자체가 그가 후보 시절 주장했던 의대 정원 축소에서는 한발 물러선 것으로, 임 회장은 이후 기자와의 대화에서 “여전히 개인적으로는 의대 정원이 축소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정부 협상 과정에서 이를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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