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이달부터 입원진료 잠정 중단... 내년 2월 전공의 없는 병원 9곳, 중증 소아청소년환자 의료 붕괴 가능성도

길병원 손동우 소청과 과장은 지난달 28일 협력의료기관에 공문을 보내 "입원이 필요한 소아들은 다른 병원에 의뢰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소청과 4년차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 준비에 들어가면 2년 차 전공의 1명만 남게 되어 입원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길병원은 지난 4년간 전공의 수련의 지원이 0명이었다.
문제는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길병원과 같이 내년 2월 전공의 부재 상태의 병원이 8곳이나 더 있다는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소청과 전공의 수련의 지원이 0명인 수련병원은 가천대 길병원, 경동경희대병원, 노원을지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명지병원, 한림대동탄병원, 한림대춘천병원, 충남대병원, 울산대병원 등 총 9곳이다.
이들 병원은 내년 2월이 되면 4년차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을 위해 빠져나가고 나면 교수들만 남게 된다. 남은 교수들만으로는 당직 등 인력이 필요한 입원진료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많은 경우 전공의가 빠져나간 만큼 교수들이 당직을 나눠 서며 입원진료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 조차도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공식화하지는 않았으나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응급입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아직 대책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병원 관계자는 “교수들도 답답해하고 있으나, 사람이 없는 문제를 무슨 수로 해결하겠느냐”고 호소했다.
더욱이 이 같은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진다. 내년에는 전공의가 없는 병원이 내년에는 9곳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 이 경우 입원이 필요한 중증소아청소년 의료 체계가 무너질 가능성도 높다.
대한소아청소년학회는 지난 9일 성명을 발표하고 “전체 인구의 17%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소청과가 인력부족으로 무너지면 사회안전망이 위협받는다” 며 전단기관 신설 등 정부에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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