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만큼 식후 습관도 중요하다. 식후 주의해야 할 습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요즘들어 선선해진 날씨에 뜨거운 물로 목욕하는 일이 많은데, 식사 직후에는 뜨거운 물 샤워를 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식후에는 소화를 잘 시키기 위해 위와 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늘어나는데, 이런 소화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뜨거운 물이 피부에 닿으면 신체 표면으로 많은 양의 혈액이 이동하게 돼, 소화에 사용할 혈액이 줄어 결과적으로 음식 분해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또 뜨거운 물은 소화와 관련된 근육을 이완시켜 소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음식이 위장에 오래 머물면 가스가 발생해 불편한 포만감, 부기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대 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교수는 "식후 30분 이내로 샤워하는 경우 소화를 방해할 수 있는데, 건강한 성인은 크게 문제가 안 되지만 소아나 면역력이 약한 분, 소화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분은 샤워 후에 식사하는 것이 좋다"면서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게 소화에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밥을 먹고 곧바로 소파나 침대에 누워 TV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식사 후 바로 누울 경우 음식물의 이동 시간이 길어져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유진 교수는 "누워 있으면 위산 역류가 더 많아질 수 있어서 위·식도 역류 질환이 있는 경우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음식물이 위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 보통 2시간에서 6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식후 최소 4시간 정도는 눕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식후 주의해야 할 행동 중엔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피해야 한다. 물을 과하게 마실 경우 위 속 압력이 올라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할 수 있다.
또 식후에 담배를 피우면 위산 역류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식사 전 45분 동안 운동하는 것보다 식후에 15분을 걷는 게 혈당을 낮추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다"면서 "혈당 스파이크(식사 후 급격한 혈당 상승) 예방을 위해선 식사 직후에 움직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 교수는 "취침 직전에 야식을 먹으면 잠을 자는 동안 위와 장이 계속 소화 운동을 하게 돼 호르몬 교란이 있을 수 있고, 식도염이 있는 경우에는 위산 역류가 심해져 수면 무호흡증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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