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서울척탑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최경철 병원장
일산 서울척탑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최경철 병원장

우리 몸을 지탱하는 척추는 기둥과 같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척추가 노화가 되면 각종 질환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척추 협착증(척추관 협착증)이다. 척추 협착증이 의심되거나 진단받은 환자들은 대부분 수술 등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척추협착증으로 인해 고통을 가지고 생활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50대 이후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협착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 수는 약 165만 명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대부분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머리부터 팔, 다리까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의 노화로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탄력 조직인 디스크에서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데 더 진행되면 척추관 협착증으로 악화되는 것이다.

일어서거나 걸으면 엉덩이와 다리 부근에 시리고 저린 느낌이 들거나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걸음을 멈추고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순간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리게 된다. 또한 척추관 협착증은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은 편인데, 여성이 전체 환자의 약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 환자의 80%는 폐경기가 시작되는 50대 이후 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척추 주변 조직이 약해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척추협착증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데,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는 급성 통증을 유발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 반면 오랜 시간 서서히 나타나는 척추관 협착증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곧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

대부분 감각 이상, 다리 근력 저하, 둔하고 쑤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며 쥐가 자주 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허리를 펴면 증상이 악화되었다가 허리를 구부리면 나아지는 경향이 있어서 구부리는 자세를 편하게 생각하는 환자가 많아 자세가 구부정하게 변형되는 현상도 초래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많은 환자분들이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의 비수술치료로도 어느 정도 통증과 불편함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비수술 치료를 받았음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결국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병기나 증상에 맞춰서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 내시경감압술 등을 시행할 수 있고, 점점 심해져서 척추불안정증까지 동반된 경우라면 나사못 고정술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몸의 중심부인 허리에 칼을 댄다는 것이 환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는 경험이 많은 전문의료진과 함께 충분하게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최근 척추관련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통증의 원인에 따른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었고, 다양한 물리치료나 주사요법 등으로 대부분의 경증이나 중등도 상당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수술적 방법은 이러한 보존 치료 후 통증, 보행 제한 등의 증상이 심하게 지속될 경우 병기나 증상에 맞추어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

(글 : 서울척탑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최경철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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