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걷거나 달리며 다리운동을 할 때마다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이러한 에너지는 혈액 속 산소와 양분으로 공급된다. 다리동맥 폐쇄증이 생기면 에너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다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초기에는 다리가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거나 경련이 발생하는 정도이지만 혈관이 점점 더 좁아질수록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며 다리가 터져나갈 듯 통증이 심해 발을 내딛기조차 힘들다.
이처럼 움직임에 따라 다리가 저릿하며 아픈 증상이 척추 디스크로 인한 하지 방사통과 비슷해 다리동맥 폐쇄증을 척추 디스크로 오인하기 쉬운데 면밀히 살펴보면 양 질환의 양상이 다르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척추 디스크로 인한 하지 방사통은 걸어 다닐 때 다소 나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다리동맥 폐쇄증으로 인한 통증은 걸을 때 통증이 생겼다가 쉬거나 누우면 나아진다.
또한 다리동맥 폐쇄증으로 인한 증상은 추워질 때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혈관이 수축하여 혈류가 더욱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행 시 통증이 나타난다면 다리동맥이 70% 이상 좁아져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증상을 계속 방치하면 다리에서 맥박이 약해지고 발이 차가워지며 발가락 색까지 변하게 된다. 또한 발을 다친 후 상처가 좀처럼 낫지 않아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다리동맥 폐쇄증은 주로 40대 이후에 급격하게 늘어나고 60~7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발생률이 정상인에 비해 3~4배가량 높아진다. 가족력이나 흡연 여부 등도 다리동맥 폐쇄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죽상 동맥경화나 혈관의 석회화, 당뇨병성 혈관증 등은 모두 다리동맥 폐쇄증의 주요 원인이므로 동맥경화나 당뇨병 환자,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는 항상 이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다리동맥 폐쇄증은 막힌 동맥을 다시 개통하여 혈류의 흐름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다.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리 피부를 직접 절개하는 대신 최소침습 혈관개통술을 진행할 수 있게 되며 환자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최소침습 혈관개통술은 주삿바늘을 이용하여 미세한 구멍을 낸 뒤 1~2mm 정도의 작은 카테터를 넣어 혈액의 흐름을 회복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가느다란 말초동맥까지 개통시킬 수 있으며 카테터 종류에 따라 스텐트 삽입술, 풍선 혈관확장술, 혈전 제거술 등으로 구분한다.
말초동맥이라 하더라도 다리동맥은 인체의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그 중요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다리동맥 폐쇄증을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리를 절단하는 등 최악의 사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상 증세가 나타난 직후,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다리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글 : 시화병원 중재적치료센터 전용선 센터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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