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마디병원고현길원장
바른마디병원고현길원장
어느덧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움 여름이 시작되었다. 이럴 때 건강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다. 여름에는 쉽게 체온이 상승하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서 환자들은 혈압 관리, 혈당 관리에 어려움이 겪게 되는데 ‘고혈압, 당뇨병의 만성질환 환자들의 건강한 여름철 보내기’를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여름철 고혈압 환자는 스트레스 관리, 체온 관리, 체내 수분 관리, 염분 배출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첫 번째,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너무 급하게 마음먹지 않되, 자신의 능력과 성격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잘 보이려고 하지 않음으로써 스트레스 상황을 피한다. 또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가 도움이 되며, 술과 담배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고혈압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줄이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더운 바깥과 서늘한 실내의 기온 차이에도 유념해야 한다. 더운 외부에서 지나치게 시원한 실내 환경으로 들어오면 갑자기 혈관이 수축하여 혈압 상승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바깥과 실내의 온도 차는 5도 이내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같은 이유로 갑작스러운 찬물 샤워나 다이빙도 피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더운 여름에는 땀 배출이 늘어 몸에서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고혈압 환자의 경우 이 두 가지 모두가 혈압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무더운 날씨에 무리해서 활동하지 않아야 한다. 땡볕에서 너무 오랫동안 일하는 행위는 삼가는 것이 좋으며, 그늘에서 자주 쉬어 주거나 물과 이온 음료로 수분 보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혈압에 변동이 있다고 하여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혈압 약은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눈 여겨 봐야 할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수분 섭취와 땀 흘림, 당 섭취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어 혈당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때는 빨리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단, 당분이 많은 음료수는 혈당을 더 높이고 소변량을 늘리기 때문에 순수한 물을 섭취하는 게 좋다.

또, 당뇨 환자에게는 철저한 식단 관리는 필수 중의 필수다. 날이 더우면 자신도 모르게 수박, 참외 같이 시원한 과일을 찾게 되는데,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 혈당 수치가 높게 나오기 때문에 달고 시원하다고 수박, 참외 같은 달콤한 과일을 섭취하면 혈당을 더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과일은 수분, 비타민 공급을 위해 적은 양을 여러 번 나누어 먹는 것이 좋으며, 과일 대신 오이 등 당분이 없는 채소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와 양말을 꼭 착용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는 망막합병증, 백내장 등 안구 질환 발병률이 높으므로, 햇빛이 강한 낮 시간 대에는 외출 시 선글라스를 착용해 수정체를 보호해야 한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발은 조그만 상처에도 잘 낫지 않고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덥더라도 양말을 꼭 신고, 슬리퍼보다 통풍이 잘되는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무좀, 습진 등이 발생하면 합병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외출 후에는 꼭 발을 깨끗하게 씻는 습관 또한 중요하다.

당뇨와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환자는 사계절 내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하지만, 특히 몸 상태가 취약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평소 혈압, 혈당, 맥박 등의 생체징후, 키와 몸무게 등의 신체계측, 혈액검사 등의 의학적 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받고, 이를 근거로 알맞은 약 처방을 받아 꾸준히 복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일상생활에서의 여름 건강관리 수칙을 잘 따르는 것이 만성질환의 악화와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여름을 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글 : 바른마디병원 고현길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