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비동물병원안정근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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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가 되면 반려견 · 반려묘의 털갈이 전쟁이 시작된다. 털갈이는 시기에 맞춰 오래된 털이 빠지고 새로운 털이 자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털갈이 시기라도 빠진 부위에서 털이 다시 자라지 않고 피부가 보일 정도로 털이 빠져 있다면 탈모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질병이 원인이 된다. 따라서 털이 빠진 부위가 붉은지, 각질이나 트러플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탈모가 발생하는 질병은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쿠싱증후군,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같은 호르몬 이상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탈모의 가장 큰 특징은 털이 대칭으로 빠진다. 쿠싱증후군은 주로 몸통 부분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꼬리, 뒷다리, 배에 탈모가 나타난다. 하지만 가려움증을 동반하지 않아 반려동물이 긁지 않기 때문에 털이 많이 빠질 때까지 보호자가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균, 곰팡이, 기생충 등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 질환에 의한 탈모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피부 질환으로는 농피증, 옴진드기증, 모낭충증, 피부사상균증, 고양이의 경우 링웜이 있다. 피부 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털이 빠진 부위를 심하게 긁는 모습을 보인다. 피부 질환에 의한 탈모는 동물병원에서 내과적인 치료를 통해 금방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감염성 질환의 경우 반려동물이 생활하는 공간의 물건을 자주 소독하고 방석이나 수건도 자주 세탁해 주는 것이 좋다.

미용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도 있다. 탈모의 일종인 알로페시아도 이에 속한다. 특히 포메라니안, 사모예드, 스피츠, 허스키 등의 견종은 주의해야 한다. 클리퍼로 털을 짧게 자르면 모근, 모낭에 자극을 주게 되는데 이때 털이 휴지기에 멈춰 자라지 않는 것이다. 휴지기란, 모낭 세포가 활동을 중단하는 시기를 말한다. 따라서 앞서 말한 견종은 클리퍼 미용보다는 가위로 미용해 주는 것을 권한다.

반려동물 탈모로 인해 동물병원에 내원하면 보통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그 질병에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대부분 내복약을 통해 치료하며 발모를 위한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탈모는 가정에서의 관리도 중요하다. 털이 엉켜 피부 공기 순환을 방해하면 피부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주기적인 빗질을 통해 털이 엉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사용하는 빗은 강아지 · 고양이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으니 반려동물 전용 빗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반드시 목욕 시에는 반려동물 전용 샴푸를 사용해 주어야 한다. 사람이 사용하는 비누나 샴푸는 반려동물의 피부를 자극하고 유해 물질을 쌓이게 해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탈모는 질병의 신호이다. 따라서 앞서 말한 증상을 보이며 반려동물 탈모가 의심될 경우에는 반드시 동물병원에 내원해 수의사와 상담 후 알맞은 치료를 받기를 바란다.

(글 : 커비동물병원 안정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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