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동물병원박성원수의사
숲속동물병원박성원수의사
반려동물을 평생 책임질 가족으로 생각하는 반려인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 ‘20세 시대’가 실현되고 있다. 이는 반려견·반려묘 건강에 대한 관심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반려동물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바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다.

“겉으로 보기에 건강해 보이는데 건강검진 꼭 받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자면 “꼭 받아야 한다”이다. 정말 몸에 아무 문제가 없는 아이들도 있지만 혹시 모를 질병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꼭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진행해 주어야 한다. 또 반려동물은 아플 때 표현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을 보인다면 이미 질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일 수도 있다.

건강검진 항목은 동물병원, 수의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기본적인 신체검사,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엑스레이촬영, 소변검사 등으로 나뉜다. 그중 필수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바로 혈액검사일 것이다. 혈청화학검사라고도 불리는 혈액검사는 간, 신장과 같은 장기의 기능, 전해질의 상태, 호르몬의 농도 등을 알 수 있다. 특히 노령 동물, 설사 등의 증상이 있는 아이들, 마취 전 건강 상태 체크가 필요한 아이들이라면 반드시 혈액검사를 진행해 주어야 한다.

실제로 필자 동물병원에서 발생한 일을 예시로 들어보겠다. 5살 생일을 맞이해 보호자와 함께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고양이였다. 아이는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었는데 혈액검사 결과 신장 수치가 높게 나타났고 검사 결과 신부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1기~2기 정도인 초기에 발견되었기에 아이는 바로 치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참고로 신부전의 경우 조용한 암살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초기에는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신장 기능을 잃다가 목숨까지 위험해지는 무서운 질병이다. 이는 예시에 나온 고양이뿐만 아니라 강아지들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신부전 외에도 담낭종양, 슬개골탈구 등 대부분의 질환이 조기 발견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간혹 매번 진행하는 건강검진이 지나치다고 생각해 망설이는 보호자들이 있다. 하지만 질환이 많이 진행되고 나서 치료를 진행했을 때보다 빨리 발견하고 치료한다면 훨씬 많은 노력과 비용이 절약될 것이다.

반려동물의 1년은 사람의 나이로 환산했을 때 약 7년 정도이다. 시간이 빠른 만큼 신체 변화 속도도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노령의 아이들과 지낸다면 건강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모든 보호자는 내 강아지, 내 고양이가 나와 함께 하는 동안 조금이라도 아프지 않고 행복한 일생을 보내기를 바랄 것이다. 되도록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진행하도록 하자.

(글 : 숲속동물병원 박성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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