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B씨는 최근 들어 부쩍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증상으로 불편함을 느껴왔다. 혹시 ‘요실금’인가 싶어 요실금 치료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봤지만, 방광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자주 소변이 마렵고 생리량도 많은 편이라 호소하자 의사는 ‘산부인과 검진’을 권했고 검사 결과 ‘거대한 장막하 자궁근종’이 방광을 압박하고 있는 채로 발견됐다.
가임기 여성 25~35%, 35세 이상에서는 40~50% 발병률 보여
자궁은 임신과 출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자궁의 크기는 주먹만 한 크기인데, 보통 3Kg 정도의 태아가 머물 수 있는 것은 자궁 조직 대부분이 근육층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육에 비정상적인 혹이 생긴 경우가 ‘자궁근종’이라는 질환이다. 자궁의 근육세포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딱딱한 덩어리가 된 것으로,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자궁근종 환자는 61만 5,883명으로 60만 명을 넘었다. 가임기 여성의 25~35%에서 발견되고, 35세 이상에서는 발생 빈도가 40~50%에 이를 만큼 흔하다. 2017년부터 5년간 통계를 살펴봐도 60%나 증가할 만큼 환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권소정 교수는 “자궁근종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초경 시기가 10살 이전이라면 근종 발생률도 높아지고,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호르몬제 또는 건강기능식품 복용은 자궁근종의 발생 위험뿐만 아니라 기존 근종의 크기도 키울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과체중, 비만은 자궁근종을 3배가량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가 있다면 체질량 지수와 관계없이 발생률이 늘어나는 만큼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치에 따라 증상과 합병증 조금씩 달라
흔히 자궁근종은 기혼여성에게서 잘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사실 기혼 여부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오히려 기혼여성보다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을 기회가 적은 미혼여성이 안일하게 생각하다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궁근종은 무증상이 많아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근종의 위치에 따라 증상도 조금씩 다르다. 근종의 위치에 따라서도 치료법은 달라진다. 자궁근종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 자궁내막에 가까운 ‘점막하 근종’, 근육층 내에 있는 ‘근층 내 근종’, 자궁의 바깥쪽에 가까우면 ‘장막 하 근종’으로 구분한다. 이중 점막하 근종은 전체 자궁근종에 5%가량을 차지하는데, 자궁내막 바로 아래 근육층에서 발생해 안쪽으로 돋아나는 특징을 가져 임신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자궁을 덮은 복막 바로 아래 혹은 자궁 바깥쪽으로 자라는 ‘장막하근종’의 경우 크기가 커지면서 방광, 직장을 압박할 수 있어 ‘빈뇨’와 ‘변비’, ‘복부 압박감’과 같은 이상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리 기간이 아닌데 출혈이 있는 경우 ▲생리 2~3일째 양이 많거나 생리통이 심해지는 경우 ▲주위 장기를 눌러서 생기는 통증 ▲복부 팽만감 ▲아랫배만 볼록하게 나온 경우 ▲잦은 요의 및 요실금 ▲누웠을 때 혹이 만져지는 경우 ▲골반통 등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강동미즈여성병원 강희석 원장은 “자궁근종을 가장 쉽고 확실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6개월에 한 번씩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게 좋다”며 “특별한 증상 없이 찾아오는 질환인 만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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