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냐 `에이즈 및 성병관리 프로그램(Nascop)'의 보고서에 따르면 케냐 서부 도시인 키수무(Kisumu)의 포경수술 환자는 지난해 11월 매달 900명에서 100명으로 줄었다. 전국 통계에서도 변화는 뚜렷했는데, 지난해 20만 명에서 겨우 넉 달이 지난 올해 평균 5만 5천 명으로 감소했다.
Nascop VMMC 프로그램 매니저인 앰브로즈 주마(Ambrose Juma)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는 포경수술의 대상자 중 70%를 차지하는 14세 이하의 청소년들을 위해 진행됐던 미국 대통령의 에이즈 퇴치를 위한 대통령 비상계획으로 결성되었던 미국 정부 기구(Pepfar)에서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을 철회한 것과 관련이 있다.
Pepfar는 2007년부터 아프리카의 HIV 예방을 위해 케냐를 포함한 아프리카 각국 남성들이 포경수술을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의해 팬데믹 현상이 일어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케냐 역시 코로나-19의 대유행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에 포경수술을 하는 남성 환자 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포경수술이 HIV에 감염될 확률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에, 그동안 아프리카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HIV에 대한 대항책이 되어왔다. 이에 주마는 포경수술이 아프리카 HIV 예방책 중 하나였던 만큼, 이제는 HIV 감염의 급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Nascop VMMC의 관계자는 30개에 달하는 키수무 보건소에서 환자수가 최대 24명에서 6명으로 줄어드는 등 환자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말하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HIV 발병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뜻을 밝혔다.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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