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특히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선물과 외식도 좋지만, 자녀들이 평소 놓치기 쉬운 건강 문제를 챙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감사의 표현이 될 수 있다. 중장년 아버지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전립선 문제는 그 대표적인 예다.

전립선비대증은 단순한 배뇨 불편을 넘어 일상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소변을 본 뒤에도 개운하지 않은 잔뇨감이 남고,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며, 외출 시 화장실 위치부터 신경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야간뇨 증상이 심하면 밤새 여러 차례 잠에서 깨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며, 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고 낮 동안 집중력과 활동력이 떨어진다. 배뇨 문제는 단순한 증상을 넘어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저하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남성들은 이를 노화의 일부로 여기며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전립선비대증은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질환이 아니며, 오히려 방치할수록 증상이 악화되거나 방광 기능 저하, 요로 감염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1년 약 82만 명에서 2023년 153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민현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원장
조민현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원장
최근에는 기존 수술법보다 침습도가 낮고 회복이 빠른 치료법들이 등장하며 환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유로리프트(UroLift)’다. 유로리프트는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지 않고, 특수 고정 장치를 사용해 요도를 물리적으로 넓혀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출혈과 감염의 위험이 낮고, 수술 후 요실금, 발기부전, 역행성 사정 등의 부작용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유로리프트는 전립선 크기와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정밀하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특히 전신마취가 부담스러운 고령 환자에게도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빨라 일상 복귀가 빠른 것이 큰 장점이다.

다만 모든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유로리프트가 적합한 것은 아니다. 전립선 중엽의 돌출이나 방광목의 특이한 구조 등 특정 해부학적 조건이 있는 경우에는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시술 전 정밀 진단을 통해 개인의 전립선 구조와 증상 정도를 면밀히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 그것을 환자에게 어떻게 맞춤 적용하느냐다. 다양한 치료법을 보유하고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로리프트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면서도 전통적인 수술법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증상이 악화되기 전 조기에 의료진과 상담하고, 정밀 진단을 거쳐 적절한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전립선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다가오는 어버이날, 아버지의 건강을 점검하는 작은 관심이 결국은 삶 전체의 질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치료를 미루는 것이 익숙한 아버지 세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과 부담 없는 치료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글 : 조민현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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