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수면·식욕' 조절, 마음 안정에 도움 돼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는 날 달콤한 음식이 간절해진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다. 그러나 자극적인 음식은 일시적인 해소감만 줄 뿐 오히려 혈당과 기분의 급격한 변동을 불러와 피로와 무기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음식이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영향을 미쳐 감정 상태까지 좌우한다는 연구가 다수 발표되고 있다. 특히 세로토닌처럼 기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은 특정 영양소를 섭취했을 때 체내에서 활발하게 생성된다. 세로토닌은 기분, 수면, 식욕 등을 조절해 마음의 안정을 주기 때문에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로 지친 날일수록 자극적인 음식보다 기분을 회복시키는 건강한 식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뇌 기능을 자극하고 감정 회복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음식 5가지를 소개한다.

몸도 마음도 지친 날에, 식사를 대충 넘기기 보다 몸이 좋아하는 건강한 식품을 섭취해 보는 것이 어떨까. (AI생성이미지)
몸도 마음도 지친 날에, 식사를 대충 넘기기 보다 몸이 좋아하는 건강한 식품을 섭취해 보는 것이 어떨까. (AI생성이미지)

◇ 기름진 생선

연어, 고등어, 정어리, 참치 등 기름진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대표 식품이다. 오메가-3는 단순히 심장 건강에만 좋은 지방이 아니라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조절해 기분 안정에도 기여한다.

특히 오메가-3는 염증을 억제하고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작용을 한다. 세로토닌의 수용체 민감도를 높여 우울감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오메가-3가 부족하면 우울증과 불안 같은 기분 장애가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매주 2회 이상 기름진 생선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정기적인 섭취는 장기적으로 기분 안정과 인지 기능 개선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뇌 건강과 심혈관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 요거트

요거트를 비롯한 발효 식품은 장내 유익균을 늘려 정서 안정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요거트 속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장에서 생성되는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켜 기분을 개선하는 데 관여한다.

전체 세로토닌의 약 90%가 장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장 건강은 뇌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일부 유익균은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직접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락토바실러스 계열 유산균이 풍부한 요거트는 스트레스와 불안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김치·된장 등 전통 발효식품과 함께 섭취하면 장내 균형을 유지하는 데 더욱 좋다.

◇ 다크 초콜릿

코코아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기분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리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 비결은 다크 초콜릿에 풍부한 플라보노이드와 트립토판, 카페인 소량, 그리고 테오브로민 등의 성분이다.

플라보노이드는 뇌 혈류를 증가시켜 집중력과 기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트립토판은 세로토닌 생성을 통해 행복감과 안정감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다크 초콜릿의 약한 각성 작용은 피로감과 무기력을 줄이고 뇌를 활성화시킨다.

2022년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등 국내 연구에서도 하루 세 번, 코코아 함량 85% 다크 초콜릿 10g씩을 섭취한 참가자들의 기분이 유의하게 개선된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단, 당분이 높은 일반 초콜릿과 달리 코코아 함량 70% 이상의 다크 초콜릿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바나나

바나나는 ‘기분을 좋게 하는 과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세로토닌 생성에 관여하는 핵심 성분인 트립토판과 비타민 B6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은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전구체 역할을 하며 비타민 B6는 이 전환 과정에 필수적인 조효소다.

또한, 바나나에는 마그네슘도 들어 있어 긴장 완화와 수면의 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루 한 개의 바나나는 기분 전환을 위한 자연스러운 간식이 될 수 있다.

◇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우울감을 낮추는 과일로 주목받고 있다. 핵심은 건강한 지방과 신경계에 작용하는 영양소의 조합이다. 아보카도에는 단일불포화지방산과 트립토판, 콜린, 비타민 B6, 엽산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단일불포화지방산은 뇌의 염증을 줄이고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다. 트립토판은 세로토닌의 전구체로 작용해 행복감을 높인다. 또한 콜린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전구체로 기억력과 감정 조절 기능에 관여한다.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 덕분에 아보카도 샐러드나 토스트 등에 쉽게 활용할 수 있다. 꾸준히 섭취하면 기분 안정과 두뇌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똑똑한 식품이다. 단, 지방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면 하루 반 개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