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수분·식이섬유 섭취, 올바른 배변 습관이 예방에 도움 돼
초기 증상 시 부끄러워 말고 치료받는 것이 최선
이승엽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초여름에도 치질 증상이 자주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며 “장시간 운전, 무리한 운동, 수분 부족, 식사 불규칙 등이 항문 부위 혈관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질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연중 꾸준히 높은 편이며, 특히 활동량이 급증하는 봄·초여름에도 적지 않다.

우선 치핵은 항문 내외부 혈관 조직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로, 변비나 배변 시 무리한 힘이 원인이 된다. 내치핵은 출혈이 주 증상이며, 외치핵은 통증과 부종이 심한 경우가 많다. 치열은 단단한 변으로 인해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질환으로, 배변 시 극심한 통증과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루는 항문 주위에 고름이 터지며 생긴 통로(누공)로 인해 지속적인 분비물과 불편감을 유발하며, 거의 모든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승엽 교수는 “가정의 달에는 장거리 이동이나 잦은 외식으로 식습관이 흐트러지고 수분 섭취도 부족해지기 쉬운데, 이는 치질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는 습관,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운동 부족 등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질은 조기 진단과 치료,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다. 반면 증상을 방치하면 통증과 출혈은 물론, 대장암과 혼동될 수 있는 혈변까지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다. 이 교수는 “치질에 의한 출혈과 대장암 초기 증상은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자가진단은 위험하며, 정밀한 진료와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5월은 가족 건강을 돌아보는 시기인 만큼, 항문 건강도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며, “평소 물과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좌욕을 통해 항문 청결을 유지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부끄러워하지 말고 초기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치질로 인한 고통을 줄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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