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약20% 가량 증가, 여성에게 많아

희귀난치성질환인 시신경청수염 환자가 매년 약 20%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지면서 보다 많은 환자를 찾아낸 것에서 기인한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한번 발병하면 그 후유증이 심각해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시신경척수염은 시신경과 척수에 자가면역성 염증반응이 일어나 생기는 질환이다. 어느 부위에 생기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른데 시신경에 발생하면 한쪽 눈 혹 은 양쪽 눈에 급격한 시력 소실을 가져온다. 척수에 발생하면 양쪽 하지 또는 사지의 위약, 감각 저하, 배뇨/배변 장애 등이 생긴다. 뇌(연수) 부위에 급성 뇌병변이 생기면서 ‘구토 중추’를 자극하여 딸꾹질과 구토를 유발하다가 급격히 시신경염이나 척수염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기 때문에 다른 원인 없이 지속적인 심한 딸꾹질, 구토가 1-2주 지속된다면 뇌 MRI(자기공명영상) 및 말초 혈액 내 아쿠아포린4(aquaporin-4) 항체검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 검사는 시신경척수염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왼쪽부터서울대병원김성민,서울의료원김지은,삼성서울병원신동욱교수
왼쪽부터서울대병원김성민,서울의료원김지은,삼성서울병원신동욱교수
최근 서울대병원 김성민교수, 서울의료원 김지은교수, 삼성서울병원 신동욱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은 2010-2016년 국민건강보험 자료로 조사한 시신경척수염의 유병률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국내 시신경척수염과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시신경척수염은 증가 속도는 매우 빨라서 매년 18.5%씩 환자가 증가했고 다발성경화증도 매년 5.4%씩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제공,국내10만명당시신경척수염환자수
국민건강보험제공,국내10만명당시신경척수염환자수
시신경척수염과 다발성경화증은 비슷한 증상을 갖는다. 2004년 시신경척수염 항체가 발견되면서 비로소 다른 질환으로 분리되었고 신경과 전문의들에게 인지되기 시작하였다. 두 질환 모두 시신경, 척수, 뇌에 재발성으로 염증성 병변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구분이 어려웠지만 근래에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질환의 병리가 다르고 임상 및 MRI 소견이 다르다는 특징이 밝혀졌다. 아직까지도 발병 원인, 예방법은 없는 상태이다. 다만 주로 30~40대에 많이 나타나고 여성이 남성보다 9:1 정도로 높게 발병한다는 특징이 있다. 심각한 급성 신경손상을 가져오고 재발이 자주 되기 때문에 초기에 급성기 치료와 재발방지 치료를 시행해야 신경학적 장애를 막을 수 있다.

국립암센터 신경과전문의 김호진교수는 “시신경척수염 환자 치료에 기억 B세포(면역세포 중의 하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리툭시맙 약제를 환자 상태에 맞게 투여하는 치료를 시행하였다. 기존에 투약방법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었기 때문에 혈액 내 기억 B세포 상태를 관찰하면서 활성 정도에 따라 투약을 조절하였다. 그 결과 환자 맞춤형 형태로 치료한 것이 훨씬 더 적은 약제를 투여하여 안정성을 높이고 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신경과김호진교수
국립암센터신경과김호진교수
김교수는 국립암센터 환자를 대상으로 리툭시맙 치료 결과를 2011년, 2013년, 2015년 3번에 걸쳐 해외 저명한 신경과 학회지인 JAMA Neurology에 보고하였으며 약 5년의 치료 기간 동안 70%의 환자가 재발이 없었으며 96%의 환자가 신경학적 장애가 안정된 상태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연구로 해외 의사들이 ‘기억B 세포 모니터링을 이용한 리툭시맙 치료 연구’에 대해 벤치마킹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시신경척수염 질환에 대해 급여가 인정되는 1차 치료제는 없다. 리툭시맙 치료도 2차 약제로 사용할 때 급여로 인정받기 때문에 치료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에서 FDA 승인된 새로운 항체 치료제가 속속 나오고 있어 2021년 시신경척수염 환자에게는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오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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