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동일 유전자 변이 바이러스 발견, 발생지역 특정 못해 … 국내 전문가 “변종 이길 수 있는 백신과 방역 시스템 마련해야”

15일 뉴욕타임스(NYT)는 루이지애나 주립대 연구팀이 미국 전역에서 동일 유전자에서 발현된 7개 종류의 코로나19 변이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에 참여한 제레미 카밀 루이지애나 주립대 교수는 “코로나19에 변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 변이 코로나19가 전염력이 더욱 강한지 판단할 수 없지만 인간 세포 침투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1% 미만의 코로나19 샘플로 유전자를 분석했기 때문에 변종 바이러스가 미국 내에서 주종으로 자리 잡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샘플을 재취해 조사를 벌였으나,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변종 바이러스가 전파된 이유가 전염력이 높아서인지, 연휴 동안 이동량이 늘어서 인지, 혹은 ‘수퍼볼 결승전’과 같은 집단행사 때문인지 알 수 없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건당국은 이 같은 변종 바이러스의 발생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백신 접종 이후 바이러스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어 새 학기부터는 초·중·고의 대면 수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변종 바이러스의 발생은 그간의 방역 노력을 수포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백신 접종으로 확산세가 떨어지자 마스크 쓰기와 거리 두기 등 개인 방역이 느슨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파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어느 때보다 위협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미 지난달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가 3월쯤 미국에서 코로나19 주종 바이러스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경우 신규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초기에 유행한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강한 데다 치명도 역시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후 발생한 남아프리카발 변종 바이러스는 영국 변종만큼이나 전염력도 강한데다 일부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각국의 방역 당국은 긴장시키고 있다.
NYT는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도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자 백신 접종으로도 코로나19 차단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이슨 맥레란 텍사스대 구조생물학자는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연구가 더욱 진행돼 시험 자료가 축적돼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같은 변종 바이러스들이 방역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남아프리카‧브라질‧미국에서만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 같은 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및 방역 시스템을 빨리 갖춰야 국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