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과 줄기세포 기술을 결합해 기존 약물보다 최대 100배 효과적인 맞춤형 소아 뇌전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해 주목받고 있다.

강훈철 연세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교수와 나도균 중앙대 교수 연구팀은 희귀 난치성 소아 뇌전증 환자에게서 얻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해 정밀 질환 모델을 만들고, 여기에 AI 기반의 고속 화합물 스크리닝 기술을 적용해 치료 효과가 뛰어난 약물 후보를 찾아냈다.

이 연구는 약 160만 개의 화합물을 분석해, 혈뇌장벽 투과성·독성·유전자 결합력 등을 고려한 신약 후보 5종을 선별했고, 이 중 2종은 기존 치료제인 페니토인 대비 최대 100배의 효과를 보였다.

(왼쪽부터) 강훈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교수, 김지훈 학생, 나도균 중앙대학교 교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왼쪽부터) 강훈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교수, 김지훈 학생, 나도균 중앙대학교 교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또한 연구팀은 SCN2A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작의 직접 원인임을 유전자 교정 기술로 입증했으며, 이는 개인 맞춤형 치료 타당성을 높이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

국내 약 25만 명이 앓고 있는 소아 뇌전증은 그 중 30~40%가 기존 항경련제에 반응하지 않는 ‘약물 난치성’ 환자다. 특히 희귀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미미하고, 실험 모델 부족으로 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성과는 정밀 의료 기술이 실제 환자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 2025년 191권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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