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피부염·우울감·불면·발기부전·비염' 증상 반복되면 비타민D 결핍 의심

하루 30분,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건강이 달라진다. 이는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햇빛은 피부에서 비타민D를 합성하게 하는 유일한 자연 자극이다.

문제는 대다수의 현대인이 햇볕과 멀어진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사협회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의 96.8%, 여성의 93.9%가 비타민D가 부족한 상태다.

결핍이 누적되면 몸은 조용히 이상 신호를 보낸다. 허리 통증, 우울감, 피부 트러블 등 일상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발기부전, 비염까지도 비타민D 부족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비타민D 결핍을 의심해야 할 6가지 신호를 소개한다.

비타민D 혈중 농도 검사는 지역 보건소를 통해 받을 수 있다. (AI생성이미지)
비타민D 혈중 농도 검사는 지역 보건소를 통해 받을 수 있다. (AI생성이미지)

◇ 허리 통증

설명하기 어려운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비타민D 결핍을 의심할 수 있다.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도와 뼈와 근육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수치가 낮아지면 척추 주변의 뼈와 연부 조직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요추 부위에 통증이 잦다면 단순한 근육 뭉침이나 자세 문제 외에도 뼈 건강 이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비타민D 결핍으로 뼈 건강이 악화되면 구루병, 골연화증이 생길 수 있으며 충치가 잘 생기기도 한다.

◇ 피부 변화

피부가 예전보다 자주 건조해지거나 가렵고 붉은 반점이 생긴다면 비타민D 결핍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비타민D는 피부 세포의 성장과 재생을 돕고 염증을 완화하는 작용을 한다. 이 수치가 낮아지면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하게 된다.

최근에는 비타민D가 단순한 뼈 건강을 넘어 피부 면역과 염증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고 있다. 면역력과 관련 있는 아토피 피부염 등의 질환이 생기고 회복이 느리다면 비타민D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 우울감과 무기력

비타민D는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에 관여한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감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이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 쉽게 무기력해지고 우울한 기분에 빠질 수 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이러한 세로토닌의 합성이 저하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우울증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여러 관찰 연구에서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사람일수록 우울감 호소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불면증

비타민D는 뇌에서 수면과 관련된 호르몬 멜라토닌의 생성에도 관여한다. 멜라토닌은 수면 주기를 조절하고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졸음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불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잠이 잘 오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중간에 잠에서 깨거나 깊게 자지 못하고 일찍 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불면증으로 보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 발기부전

비타민D는 단순히 뼈 건강이나 면역 기능뿐만 아니라 혈관 건강과 호르몬 분비 조절에도 관여하는 중요한 영양소다. 최근 연구에서는 비타민D 결핍이 발기부전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에린 미코스 박사의 관찰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수치가 낮은 남성은 정상 수치를 가진 남성보다 발기부전 위험이 32% 더 높았다. 연구진은 비타민D가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개선하고 혈류를 원활하게 해 발기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 연구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한 것은 아니지만 발기부전 환자나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면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비염

만성적인 코막힘과 콧물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알레르기 문제로 넘기지 말고 비타민D 수치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이 만성비염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박도양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염이 없는 사람보다 비염 환자의 비타민D 수치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비타민D가 결핍된 중장년층에서 만성비염 위험이 최대 21% 높아졌다.

비타민D는 면역 반응의 균형을 유지하고 염증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수치가 낮아지면 호흡기 점막의 방어력이 약화돼 비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비타민D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고 면역세포의 과도한 반응을 조절해 호흡기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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