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미즈여성아동병원 윤명근 원장
순천미즈여성아동병원 윤명근 원장
최근 국내 임산부들의 제왕절개 수술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크게 산모의 요인과 의사의 요인, 한국의 문화적 요인으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산모의 요인으로는 진통의 고통이 너무 두려워서 먼저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경우, 직장맘이 많기 때문에 출산일을 정확히 일정을 잡아서 출산 휴가 사용을 원하는 경우, 좋은 시를 잡아서 출산을 원하는 경우, 결혼이 늦어져서 35세 이상 고위험산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대 젊은 여성들은 진통이 걸리면 순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35세 이상 노산의 경우는 힘도 잘 못주고 골반근육 이완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제왕절개 가능성이 더 높은 편이다.

자연분만시 발생하게 되는 골반주변 근육 손상으로 추후 발생하게 되는 요실금, 자궁탈출증, 질이완증으로 인한 부부관계 만족 저하 등도 걱정돼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다자녀를 계획한다면 제왕절개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은 한두 명만 출산하기 때문에 제왕절개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문화적인 측면을 보자면 한국에서는 출산하고 대부분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왕절개하고 퇴원해도 조리원에서 1-2주 몸조리하면 다 회복이 되기 때문에 제왕절개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에 비해 의료비용도 너무 저렴해서 제왕절개를 쉽게 선택하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자연분만을 해도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제왕절개 시 2~3 배 이상의 비용이 든다. 때문에 태아나 산모의 위험으로 꼭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산모가 원해서 제왕절개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한국에서는 제왕절개해도 비용부담이 적어 쉽게 선택하는 편이다.

의사의 요인도 제왕절개가 늘어나는 큰 이유로 볼 수 있다. 요즘은 의료소송이 너무 빈번하기 때문에 의료사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태아에게 안 좋은 신호가 나타나면 요즘은 과거보다 일찍 제왕절개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필자 역시 10년 전만해도 용감하게 산모에게 할 수 있다고 더 해보자고 권고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의료사고 두려움으로 인해 진행이 너무 더디거나 태동검사 상 태아심음곤란 신호가 보인다면 과거보다 일찍 제왕절개를 권유드리고 있다. 무리해서 자연분만하면 회음부 손상도 심해지고 태변흡입증후군등 신생아 호흡곤란으로 인한 후유증 발생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절대로 의사 편하자고 제왕절개를 권유드리는 것이 아니며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더 안전한 방법을 권유드리는 것이란 점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글 : 순천미즈여성아동병원 윤명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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